작성일 : 08-03-31 12:34
프로빈스타운(Provincetown)...
조회 : 12,050
글쓴이 : 에이스보트
http://jebumarina.com/gnu/voyage_log/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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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을 뒤로 하고 내려오는 길에는 내내 케이프코드(Cape Cod)가 어른거렸다

전날 숙소에서 펼쳐본 지도에서 프로빈스타운을 발견했고..
이내 반스터블과 채담이 눈에 뜨였다..

반스터블과 채담은 마리나와 요트보다는 관광지로 인기가 있어서 쉽게 제외될 수 있었다
그러나 프로빈스타운은 ..다음날 프리웨이를 달리는 내내 로드사인을 주시하게 하고 있었다..

혹여.. 젊은 날의 초상이 투영되기라도 할 듯한 곳이었기 때문일까..
미국 대륙을 가다보면..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길..
그 긴 여정에서 드물게 끝이 되어..멈추어 설 수 있는 곳이 어서였을까...


버저드베이에서 점심식사를 하기까지..
나는 과거와 미래.. 아트와 요트사이의 간극을 오가고 있었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찾아 예술적 영감과 힘을 얻는다는 프로비스타운의 로드사인을
비켜서 유명한 마린아카데미로 향해 있는 버저드베이로 들어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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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행길의 멈춤은 휴식과 새로운 계획이 대부분 이었다..
모처럼 한적한 마리나가 한 눈에 들어오는 식당에 앉아 배고픔과 피로를 달랠 수 있었다..
따뜻한 햇볕에 나른하게 풀려오는 피로가 문득 발걸음을 물었다..

보트와 요트...마리나..
왜 그들은 피로를 잊은 채 목마르게 하는가..
그의 곁에만 서면 왜 가슴 설레게 하는가...

마리나의 오너게이트를 들어가 촬영을 하다가..
요트의 오너나 관리인에게 수상한 눈치를 받아야 했던 일들은 부지기수였다..
크기를 상관 않고 마리나가 들어선 해안선의 구조를 살피다가 길을 잃었던 적도..
연신 한 곳 마리나를 향해 셔터를 날리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캅스에게 신문을 당한 것도 역시
바로 그 보트와 요트 때문이었다...

얼마 후 만날 수 있었던 매릴랜드의 노회한 선장의 말을 빌리면..
보트는 인류의 역사만큼 오랫동안 발전되어 왔으며..
가장 바닷물을 잘 가르는..가장 자연적인 - 물고기의 선형- 형태로 발전되어왔다는 것이다..
그.. 가장 자연적인 피조물.. 예술작품이라는 것이다..
완성도 높은 예술작품 옆에서의 감흥이라는 설명이었다..

은은한 초커릿향을 풍기는 시거를 피우며 친절하게 답을 주던 그의 또 하나의 지론은..
바다는 인류에게 영원한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 바다를 향해 갈 수 있는 도구..
설레는 마음을 바다위에 병치시킬 수 있는 이유가..
곁에만 서면 설레게 하는 거라며.. 설명을 이었다..


피로를 잊게 만들던 이유..
이성보다는 감성을 흔들어 좇게 만들던 이유도 그 때문이었을까..
잠시간의 휴식뿐이었지만..
보다 가벼운 걸음으로 다시 여정을 시작했다...


밤새 허열을 쏟아내며 절망해야 했던 젊은 날의 초상을 이제는 만날 수 없는 것처럼
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해..
프로빈스타운 대신..로드아일랜드의 마리나를 찾았다..

때론...주유를 하고 논스탑으로 다시 주유경고등이 들어오는 동안의 주행이 이어지는 여정..
그 긴 프리웨이를 달리는 동안 지난날의 관심을 넘는..집착들이 떠오르곤 했다..

살아오는 동안 그 집착들이 변화되는 것처럼..
여정이 계속되는 동안 바뀌는 것은 숙소와 카운티마다의 조금씩 다른 문화가 아니었다..
그것은 늘.. 자신의 생각과 편견이...바뀌는 폭이 더 컸다..






- 이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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