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가족이나 친구들과 어렵게 시간을 내어 내만에서 조금 먼 바다로 보팅을 나왔습니다.
멋지게 조타석을 점유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크루징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엔진이 멈춰버립니다.

아무리 다시 시동을 걸려 애를 써도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스타트모터를 가동시키는 베터리가 점점 방전되어 소리가 달라져 가고 있습니다
조류에 따라 배는 한정없이 흘러가고 있고...
날은 어두워지면서...
이미 기분좋은 시간은 멀어져 갔고 승선한 사람들이 점점 공포에 떨기 시작합니다...

보트를 소유한 오너들은 이런 경험이나 상상을 해 보신 경우는 없었나요?
정말 생각만으로도 아찔하고 당황스럽네요.

외국같은 경우는 바다에서 견인해 가는 회사가 따로 있거든요.
그들의 도움을 받으며 비용을 들이면 되지만
우리 같은 경우 아는 선장님께 전화를 해서 견인을 부탁하고 사례를 하거나
즐겁게 보팅하는 지인들의 귀한 시간을 빼앗아야만 하지요.

이럴때!! 온갖 방법을 그냥 무턱대고 동원할 것이 아니라
노련한 선장들은 어떻게 해 왔는지 살펴봐야겠죠?
경험 많은 캡틴들은, 문제는 의외로 간단한 데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질문을 먼저 해보라고 하더군요.


1. 엔진이 멈추기 바로 전에 어떤 상태였는가?

a.조용히 그냥 멈췄다.

-전기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점화모듈이 죽어 스파크가 안생긴다---문제가 심각합니다.
*퓨즈가 나갔다---퓨즈를 교체해 주세요. (늘 스페어를 가지고 다니는 것은 필수!)
*회로가 차단되었다---차단기는 다시 제대로 세트하세요.

-점화키 스위치 살피기.

*점화키 스위치가 느슨히 연결되었다거나
*스위치 자체가 고장났다거나 그런 경우도 있으니
먼저 점검해 보는 것도 잊지 마세요.



b.쿨럭쿨럭하다 조용해졌다.

-연료부족인 경우가 많습니다.

연료게이지를 믿지 마세요.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죠.
얼마가 남았는가 소리를 들어 보세요. 스틱을 사용해 양옆을 두드려 보세요.
한가지 좀 위험한 테스트가 있는데 안전문제때문에 언제나 권할만한 것은 아님을 잊지마세요.
엔진 공기 주입구에 휘발성 물질을 약간 주입하고 엔진을 가동시킵니다.
만일 엔진이 가동되면 스파크가 살아있다는 이야기이고 이것은 연료부족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2. 최근에 엔진을 손보았는가?

어쩌면 실수로 배선이 꼬였다거나 느슨한 조임으로 제대로 조여있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손본 곳을 살펴보세요.

3. 최근에 연료를 주입했는가?

물이나 오염물이 섞여 더러워졌을 수도 있습니다.
필터와 유수분리기를 체크해 보세요.



4. 점화플러그가 제대로 연결되어 작동하는가?

연료와 스파크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가 살펴보기위해
연료에서부터 엔진까지의 시스템을 따라가 봅니다.
스파크플러그 부트를 뽑아서 손잡이에 절연이 잘 되어있는 스쿠르드라이버로
부트끝을 찔러넣으세요. 그리고 엔진불럭에 직접 닿지는 않게 축을 가까이 대보세요.
그리고 엔진에 시동을 넣어보았을 때 스파크가 보이는가 소리가 들리든가 집중해 보세요.
낮에는 스파크가 잘 보이지 않지만 강한 스파크는 푸른 색이고 약한 것은 오랜지 색입니다.
그리고 스파크가 전혀 안 인다는 것은 엔진이 죽었다는 뜻이구요.





모든 스파크 플러그를 빼서 점검해 봅니다.
-플러그가 젖어있다는 것은 연료가 완전히 타지 않는다는 말씀.
-플러그가 젖어있고 기름기가 있다는 것은 오일이 피스톤링이나 벨브가이드를 통해
새고있다는 뜻입니다.
-스파크플러그 끝에 잇는 절연체의 색이 맑고 짙은 갈색이면 엔진이 잘 달리고 있다는 뜻이고
-엔진이 너무 많이 달렸으면 끝 색깔이 검고 말라 있으며
-끝에 검정 그을음 흔적이 있다는 것은 연료와 공기 혼합상태가
진해졌다는 뜻이므로 오염된 연료필터를 바꿔야 해요.
그리고 카부레타나 연료혼합스쿠루를 잘 조정해줄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또한 푸른 연기가 난다는 것은 프로의 수리가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마지막으로 주의해야 할 것은
계속 시동을 걸고 걸었는데 작동이 되지 않아
VHF로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데 쓸 전력이 없게되는
어이없는 사태가 일어나선 안된다는 것입니다.
어느정도 스타트모터를 돌려보아서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면 일단 멈추고 위의 순서대로 점검을 해보세요.
그러고도 가동이 안된다면 무전기나 핸드폰등으로 구조요청을 해야겠지요.

이렇게 하나 하나 배와 엔진에 친숙해 지다보면
어떠한 위험이 와도 당황하지 않고 의연히 대처할 줄 아는
신뢰할 수 있는 멋진 선장님이 되어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셨기를...


믿음가는 요티를 꿈꾸는 크리스가.


[이 게시물은 에이스보트님에 의해 2009-05-19 23:15:21 요티의 꿈 크리스따라잡기에서 복사 됨]